[전문가 칼럼 | 성진용 건축사] 부동산 투자자들을 만날 때마다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교수님, 앞으로 어떤 땅을 사야 돈이 됩니까?”
필자는 토지를 분석할 때 단순히 서울과 가까운 땅, 도로가 접해 있는 땅, 혹은 당장 가격이 싸 보이는 땅을 무작정 추천하지 않는다. 대신 투자자에게 반대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이 땅을 누르고 있는 규제가 무엇이며, 그 규제가 앞으로 풀릴 가능성이 있는가?”
토지라는 물성 자체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토지를 둘러싼 법과 제도, 규제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리고 그 강력한 규제의 족쇄가 풀리는 순간, 어제까지 개발이 불가능했던 ‘맹지’나 ‘저평가된 땅’이 오늘부터 완전히 새로운 자산으로 탈바꿈한다.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여의도 면적 10배 규모의 대규모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완화 조치는 이러한 토지투자의 원리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1. 여의도 10배 규모의 땅, 규제의 문턱이 낮아진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군사작전에 지장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총 2,916만㎡ 규모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되거나 규제가 완화된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만㎡)의 약 10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다.
제한보호구역 해제: 고성·속초·평택·고양·용산 등 5개 지역 총 862.8만㎡
통제보호구역 → 제한보호구역 완화: 시흥시 군자동 일대 1.7만㎡
비행안전구역 해제 추진: 서울 마포·은평구, 경기 고양시, 세종시 일대 2,051.5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2,916만㎡'라는 숫자가 아니다. 그동안 토지 소유자의 손발을 묶어두었던 ‘규제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사실 그 자체다.
2. 토지가격은 땅의 넓이가 아니라 '할 수 있는 행위'가 결정한다
같은 1,000평의 토지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무엇일까? 토지는 단순한 '흙'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땅 위에서 ▲무엇을 지을 수 있는지 ▲얼마나 높이 지을 수 있는지 ▲허가를 얼마나 쉽게 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필자는 토지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공식화한다.
토지가치 = 입지 × 개발가능성 × 이용가능성 × 미래 도시계획 + 규제 변화 가능성
강력한 규제로 묶인 토지는 시장에서 '규제 할인(Discount)'이 적용되어 저평가된다. 반대로 규제가 완화되면 개발 가능성이 열리면서 할인 요소가 사라지고 토지의 최유효이용(HBU, Highest and Best Use)이 달라진다. 과거 저밀도 이용만 가능했던 땅이 공동주택·업무·상업·산업시설 등 고부가가치 용도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3. 고양·평택·수색… '규제 해제 + 개발 호재'의 복리효과
이번 발표에서 특히 눈여겨볼 지역은 기존 도시개발 계획과 규제 해제가 맞물리는 곳이다.
경기 고양시
- 규제 변화 내용: 테크노밸리 및 공공주택 부지 약 77만㎡ 제한보호구역 해제
- 연계 개발 호재 및 시너지: 산업단지 조성 및 신도시 주거 인프라 확장
경기 평택시
- 규제 변화 내용: 고덕국제화계획지구 탄약고 주변 약 133만㎡ 해제
- 연계 개발 호재 및 시너지: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및 고덕신도시 개발 가속화
서울 마포·은평 & 고양
- 규제 변화 내용: 수색비행장 용도 변경에 따른 비행안전구역(1,982만㎡) 해제
- 연계 개발 호재 및 시너지: 건축물 높이 제한 완화로 '하늘의 용적률' 확보
특히 수색비행장이나 세종 조치원비행장 주변처럼 비행안전구역이 해제되는 지역은 건축사 시각에서 매우 흥미롭다. 토지의 가치는 평면적인 면적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높이에서도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높이 제한이 풀어지면 지구단위계획과 결합해 건축계획의 자유도가 극대화되고, 이는 곧 직관적인 개발이익으로 직결된다.
이처럼 [규제 완화 + 교통망 + 인구 유입 + 산업시설 + 도시개발]이 동시에 작동할 때 필자가 말하는 '규제 해제의 복리효과'가 발생한다.
4. 성공적인 토지투자를 위한 '규제분석 5단계 전략'
소문만 믿고 투자하는 이른바 '카더라 투자'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성공적인 토지투자를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5단계 분석법을 제시한다.
[1단계] 현재 규제 확인 (토지이음 등을 통해 용도지역·구역 및 행위제한 조회)
[2단계] 규제의 원인 파악 (군사시설, 비행장, 농지, 산지, 개발제한구역 등)
[3단계] 규제 원인의 소멸 가능성 추적 (군부대 이전, 도로 신설, 도시 확장 신호 감지)
[4단계] 해제 후 최유효이용(HBU) 산출 (주거·상업·물류 등 최고 가치 용도 분석)
[5단계] 현재 매입가와 미래 가치 비교 (미래가치 - 현재가격 = 투자 수익성 확정)
주의할 점이 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농지법, 산지관리법, 개발제한구역(GB), 문화재보호법, 도로 접도 문제 등 ‘중첩 규제’가 여전히 남아있는지 반드시 지번 단위로 점검해야 한다. 토지투자는 뉴스 헤드라인이 아닌 '정확한 지번과 토지이음'으로 하는 것이다.
맺음말: 땅을 사지 말고, '규제가 풀리는 미래'를 사라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규제가 풀리고 개발 소식이 모두 알려진 '비싼 땅'을 뒤늦게 쫓아간다. 그러나 진정한 투자 기회는 '변화의 전조'를 먼저 읽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건축물은 용도 변경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낡은 집은 리모델링으로 새 생명을 얻는다. 그리고 토지는 규제가 바뀌는 순간 그 잠재 가치가 폭발한다.
오늘 당장 가장 비싼 땅을 찾지 마라. 대신 규제라는 빗장이 열렸을 때 내일 그 땅 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가장 많아질 '미래의 땅'을 먼저 알아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성진용 건축사·교수
토지·건축물 건강검진센터 대표
주식회사 화신 대표
이안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매경부동산센터 대표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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