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 표면적인 건전성 지표는 우량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부실채권 선제 상각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건전성 착시효과'로 규정하며, 계열사의 부실이 지주 전체의 비용으로 전이되는 본질적인 구조적 리스크는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16일 금융권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견조한 이자 이익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뒀으나, 그 이면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따른 비은행 계열사의 대규모 '대손충당금 청구서'가 자리잡고 있어 수익 건전성을 갉아먹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 신한캐피탈은 PF 및 한계기업 부실 우려를 선제 반영하며 전년 대비 57.6% 급증한 2389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했다. 그 결과 연간 순이익은 10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신한카드 역시 9118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며 순이익이 16.7% 급감했다.
KB금융 계열사 KB부동산신탁은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장의 리스크 영향으로 지난해 7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KB저축은행은 건설 경기 악화로 PF 대출 회수 가능성이 줄어들자 손실 흡수 차원에서 610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쌓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48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3년 연속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저축은행 역시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면서 전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리금융지주 또한 우리금융캐피탈 등에서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관리를 위한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며 지주 전체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가 기대치를 밑돌았다.
비은행권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은 금융지주사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직접적인 제동을 걸고 있다. 대규모 충당금 전입에 따른 연결 당기순이익 하락은 물론, 금융당국의 하반기 스트레스 완충자본(CCyB) 등 추가 자본 적립 요구가 겹치면서 핵심 자본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방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 확대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CET1 비율 유지가 필수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비은행 계열사발 부실 손실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고 지주 전체의 자본력을 방어할 수 있는지가 향후 각 금융지주의 시장 경쟁력과 밸류업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판가름할 핵심 지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